오랜만에 빛나는 태양을 볼 수 있는 날이다.
아침에 안개가 자욱하여
어디선가 따스한 기운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
봄이 오기는 오나 보다.

"내 일생은 충실히 보낸 하루와도 같았다.
삶이란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항상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랜마 모지스
어느 날 우연히 만나게 된
그랜마 모지스(Grandma Moses)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삶에 지친 나에게
할머니가 곁에서 위로를 해주는 것같이
마음이 따스해지며 포근해진다.
버지니아 주 시골 마을에 살았던
모지스 할머니는
가난했던 시절, 사랑하는 자녀들의 죽음, 남편과의 사별,
평탄하지 않은 모진 삶을 이겨내고
일흔이 넘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그린 그림을 마을 장터에서 팔아서
생계에 보태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루이스 칼도어라는 미술품 수집가에 눈에 띄어
뉴욕에서 그림을 전시하게 되면서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유명한 할머니 화가가 되었고,
101세에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그림을 그렸다.
'과거를 돌아보면서 미래를 바라본다'는
할머니의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렴풋이 기억난다.
내가 어릴 적,
동네에는 빨래터가 있었다.
샘터인데
맨 위쪽 물은 먹는 물로 항상 맑고 깨끗한 물이 흘러내린다.
두 번째 칸에서는 채소를 씻는다.
세 번째 칸은 빨래를 헹구는 곳.
마지막 네 번째 칸은 빨래하는 곳.
우리같이 어린애들은 자리를 차지할 수가 없어서
개울가 평평한 곳을 찾아서
빨래를 한다.
친구들과 함께 빨래를 할 때면
물놀이를 하는 것처럼 즐겁다.
젖은 빨래를
그냥 갖고 가면 무겁기 때문에
바위에 널어서 살짝 마를 때까지
우리는 개울가 탐험을 한다.
바위를 깡충깡충 뛰어다니기도 하고
여름엔 수영도 하고
산딸기와 열매를 따먹기도 하고......
아름다운 시절을 돌아보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