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2월은 꿈틀거리는
탈피를 꿈꾸는 번데기인 것 같다.
겨울인 듯 겨울이 아닌
봄인 듯 봄이 아닌
비가 내리는 바깥세상은
왠지 모르게 봄기운을 느낀다.

"한 점의 겨울 마음 송이송이 둥글어라
그윽하고 담담하고 냉철하고 빼어났네
매화가 높다지만 뜨락을 못 벗어나는데
해탈한 신선을 맑은 물에서 정말로 보는구나"
-추사 김정희
추사 김정희는
겨울이 지나는 제주의 들판 여기저기에 하얀 꽃을 피우는
제주 수선화를 좋아했다고 한다.
어릴 적 나도 수선화를 좋아했다.
이맘때쯤
길가에는 수선화가 여기저기서 피어난다.
바람이 불면 피부로 쌀쌀함이 느껴지는 계절인데도
굵은 진초록 줄기와 잎줄기 사이로 피어난
노란색과 하얀색 꽃잎은 너무도 싱그럽고
뿜어내는 달콤한 향기는
겨우내 얼어붙었던 내 마음을 녹여 주는 듯하다.
시골소녀는
수선화 꽃을 한 움큼 집안에 꽂는다.
그렇게 흔했던 수선화도 이제는 보기가 힘들다.
꽃집에는 수선화와 비슷한 향기를 내뿜는
사랑스러운 프리지어로 가득하다.
비가 개면
수목원 산책을 나가봐야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