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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8일, 비 내리는 날

by 오사카모녀 2023.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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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은 꿈틀거리는

탈피를 꿈꾸는 번데기인 것 같다.

겨울인 듯 겨울이 아닌

봄인 듯 봄이 아닌

비가 내리는 바깥세상은

왠지 모르게 봄기운을 느낀다.

 

 

사랑스런 내딸이 선물해 준 프리지어와 데이지, 향기롭다. 내년에도 사달라고 떼를 쓸 것이다.

 

 

"한 점의 겨울 마음 송이송이 둥글어라

그윽하고 담담하고 냉철하고 빼어났네

매화가 높다지만 뜨락을 못 벗어나는데

해탈한 신선을 맑은 물에서 정말로 보는구나"

                    -추사 김정희

 

추사 김정희는 

겨울이 지나는 제주의 들판 여기저기에 하얀 꽃을 피우는

제주 수선화를 좋아했다고 한다.

 

어릴 적 나도 수선화를 좋아했다.

 

이맘때쯤 

길가에는 수선화가 여기저기서 피어난다.

바람이 불면 피부로 쌀쌀함이 느껴지는 계절인데도

굵은 진초록 줄기와 잎줄기 사이로 피어난 

노란색과 하얀색 꽃잎은 너무도 싱그럽고

뿜어내는 달콤한 향기는

겨우내 얼어붙었던 내 마음을 녹여 주는 듯하다.

 

시골소녀는

수선화 꽃을 한 움큼 집안에 꽂는다.

 

그렇게 흔했던 수선화도 이제는 보기가 힘들다.

꽃집에는 수선화와 비슷한 향기를 내뿜는 

사랑스러운 프리지어로 가득하다. 

 

비가 개면

수목원 산책을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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