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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6일, 문득 화장실 샤워를 하기 전, 양치를 할 때 화장실 변기 뚜껑을 열고 편안히 앉아서 한다. 요즘같이 추울 때는 따뜻한 변기가 더없이 좋다. 문득 나의 화장실 변천사가 떠올랐다. 국민학교 2학년때까지는 초가집에 살았다. 문을 열면 가운데 뻗어있는 나무로 된 마루, 왼쪽에는 안방, 오른쪽에는 바닥이 흙이고, 가마가 둘 있는 작은 부엌. 안쪽으로 아궁이에 불을 때면 아랫목이 따뜻해지는 작은 방, 건너편에는 보리쌀과 콩 등을 보관하는 항상 어스름한 광(곳간). 밖에서 보면, 왼쪽에 문이 있는데, 그곳은 암탉이 알을 낳고, 땔감도 보관하고, 겨울에는 안방이 따뜻해지도록 불을 때는 곳이 있는 '굴목'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마당을 지나면, 외양간이 있어 소가 두 마리. 그 건너편이 '돗통' (돼지가 두세 마리 살고 있는 돼지.. 2023. 2. 7.
2월 5일, 정월 대보름 설날이 지나고 첫 보름달. 올해의 정월 보름달은 가장 작은 미니문이라고 한다. 출근 전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창문을 열어보니 서쪽하늘에 하얗고 동그란 달이 떠있었다. '저 달이 오늘 하루 지구를 돌아서 보름달로 보이겠구나...' 공원에 떠있는 달을 보면 괴테는 이 풍경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이제 차츰 날이 어두워지자, 개별 윤곽들이 사라지면서 풍경은 점점 더 크고 장엄한 덩어리가 되더니 마침내 모든 것이 단 하나의 깊고도 비밀스러운 모습이 되어 내 앞에서 움직인다. 그러다 갑자기 달빛을 받는 드높은 설봉들이 보였다.' -「이탈리아 여행」중에서, P23, 괴테 읽다 보면, 마치 괴테가 탄 덜컹거리며 달리는 마차에 함께 앉아 있는 느낌이다. 이토록 눈앞을 지나는 풍경을 그리듯이 아름답게 표현을 해 주는 .. 2023. 2. 5.
2월 4일, 입춘 입춘, 봄이 시작하는 날. 일본에서는 節分(세쯔분, 2월 3일)이라고 하여, 한해를 건강하고 무사히 지낼 수 있도록 기원하며 "鬼は~外、福は~内” "도깨비는 밖으로, 복은 안으로" 라고 외치며, 콩을 집안팎으로 뿌리고, 자신의 나이만큼 콩을 씹어 먹는다. 그리고, 恵方巻き(김밥)를 그 해의 정해진 방향을 향하여 통째로 입속 가득 먹는다. 2023년은 남남동이라고 한다. 유치원에서는 빨간색 도깨비가 등장하고, 아이들은 무서워서 울고불고 재밌는 광경이 벌어진다. 봄을 맞이하는 축제로 가족들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날이다. 우리나라는 入春大吉 建陽多慶 (입춘대길 건양다경)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하는 의미로 대문에 붙인다. 봄은 조용하게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나 봅니다. 2023. 2. 4.
2월 3일, 늦은 밤 근무를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밤 10시. 배가 고파서 어제 먹다 남은 불고기에 밥과 계란을 넣고 볶음밥을 만들었다. 어머니의 김장 김치와 함께 한술 떠먹으니 더없이 만족스러운 한 끼가 된다. 이 시간에 먹으면 아줌마 몸매가 될 텐데...... 그래도 배가 부르니 오늘 하루도 만족스러운 하루이다. 안개 낀 고요한 아침. 저 하늘의 아래쪽 구름은 묵직해도 위쪽 구름은 몽실몽실 가볍게 흘러간다. 좋은 징조. 「이탈리아 여행」 p13 중에서 괴테는 맛 좋은 배를 먹었지만 포도와 무화과가 먹고 싶다고 한다. 2023. 2. 3.